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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싸움
    지식 » 에바의 여정
    좋은 싸움

    할머니? 에바 님? 속삭임에 가까운 작은 소리였으나, 에바를 깨우기에는 충분했다. 방향을 잃고 빙글 도는 듯한 순간, 에바는 자신이 페레그린 구역의 거실에 앉아있는 것처럼 느꼈다. 아끼는 담요가 걸쳐진 소파 끝자락,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카를로스... 하지만 그 사람은 카를로스가 아니었다. 헌터 라모스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에바를 바라봤다. 지하 조직에서 함께 지내며 에바를 할머니라 부르는 수호자들 수가 적은 것은 아니었으나, 라모스는 몇 달이 계속되는 전쟁 동안 사람들과 쭉 함께 있었다. 때로...

  • 수호자의 수호자
    수호자의 수호자

    ...주위엔 온통 절망적으로 뛰어다니는 발소리뿐이다. 방어구를 가르는 마이크로 로켓이 쿵쿵 떨어지는 소리도 들린다. 허공에는 울음소리와 비명이 가득하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내 몸속엔… 아무것도 없다. 그냥 얼어붙어 있다. 난 텅 비어 있다. 영혼도 없고, 빛도 없다. 붉은 군단이 쳐들어와 모든 것을 앗아갔다. 자포자기한 듯한 발소리는 결국 사라졌다. 최후의 도시는 몇 분간 침묵에 휩싸였다. 그러더니… 낮게 으르렁거리는 그들의 숨소리가 들렸다. 육중한 슬러그가 진홍빛 방어구에 부딪혀 철컹거리는...

  • I - 격렬한 지류
    I - 격렬한 지류

    살라딘은 깨어났다. 잠으로부터는 아니었다. 그렇게 온화한 건 아니었다. 죽음으로부터? 아니, 아직은 아니었다. 잃었던 의식을 찾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일어서려 했다. 발이 마찰 없이 떠돌았다. 아래쪽에 지면이 없었다. 떨어지고 있었다. 아니, 공중에 떠 있었다. 솔잎들이 초록색 연무의 바다처럼 주위를 둘러싸고 한들거렸다. 머리 위로, 빽빽이 밀집한 소나무 가지들이 모여 만들어진 숲의 지붕을 뚫고 쏟아진 햇살이 그를 뒤덮었다. 그의 머리는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파묻혀 있었다. 간헐적인 감...

  • 보이지 않는 흉터
    지식 » 에바의 여정
    보이지 않는 흉터

    에바의 작은 방에 있는 통신 장치가 요란하게 삑삑거리며 곤히 자고 있던 그녀를 깨웠다. 그녀는 작은 별채를 데드 존에서 가져온 각종 천과 미술품을 활용해서 편안한 집과 같은 공간으로 꾸몄다. 하지만 요즘 갑작스레 잠에서 깨면 으레 그렇듯 지금 그녀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녀는 신음 소리를 내며 침대를 빠져나와서는, 옆에 있는 가구를 붙잡고 겨우 균형을 잡았다. 전쟁 야수가 입힌 피해는 그녀의 몸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다리에서 브레이 기술로 뼈와 힘줄을 결합시킨 부위가 뻐...

  • III - 양형 거래
    III - 양형 거래

    살라딘은 붕괴된 절벽의 배면 경사로에서 수목 한계선을 돌파했다. 뒤쪽으로는 오래된 숲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여명을 앞두고 숲의 그림자가 슬금슬금 움직이고 있었다. 그와 이시라는 케프리의 마을에서 2킬로미터가량 걸어와, 황금기 수신기의 위치에 접근하고 있었다. 봉우리 꼭대기에서 살라딘은 눈앞에 가파르게 가라앉은 분지로 주의를 돌렸다. 지구를 노린 수많은 침공의 압박에 스스로 붕괴된 지역이었다. 무성하게 자란 수풀과 잔해, 파괴된 통신 안테나 사이로 지나간 세월의 녹슨 안테나가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흐릿해진 글씨가 안테...

  • IV - 그들 사이 몇 마디 말
    IV - 그들 사이 몇 마디 말

    겨울 바람이 소나무 숲의 지붕 위를 휩쓸었다. 갓 내린 눈이 나무 꼭대기를 덮고 있었다. 이시라는 소나무가 살라딘이 마지막으로 봤던 때보다 훨씬 더 크게 자랐다고 말했지만, 그는 나무가 나이를 먹는 걸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저 지금 거기에 있는 것만을 보았다. 그 솔잎 아래에 서서 50년 동안 나무가 성장하는 걸 지켜보았다면, 그도 달라진 점을 알아볼 수 있었을까? 그가 전쟁군주의 주둔지를 불태웠던 지점은 새롭게 자라난 수풀과 눈으로 덮여 있었다. 그는 머릿속에 그 지점으로부터 오래전 페라를 ...

  • 빛의 일족 각반
    아이템 » 전설 » 다리 방어구
    빛의 일족 각반

    신뢰는 벽돌을 하나하나 쌓는 것처럼 서서히 쌓이는 법이네. 이 도시처럼 말이야. —자발라 사령관

    나는 냉기의 침투를 차단하면서 그에 접촉할 수 있다. 융합자는 전투의 열기를 그리고 그것을 자기 안으로 흡수했다. 이윽고 결정화된 침묵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 황제의 사절 머리 방어구
    아이템 » 전설 » 헬멧
    황제의 사절 머리 방어구

    그대는 실체 없는 유령일 뿐인가?

    때때로 형언할 수 없는 공포에 휩싸여 우주의 심연을 바라본다. 이 악몽과 같은 현실에서 그대가 짐에게 한 말이, 짐에게 보여준 마음이 전부 거짓이었다니. 그런데 그 거짓의 바탕은 무엇이었는가? 야심으로 꾸며낸 속임수였는가? 증오와 복수심에 가득 찬 음모였는가? 그도 아니면 최악의 경우, 자기 기만이었는가? 그대에게 향했던 말과 마음이 실상은 스스로를 위한 것이었나?...

  • 영겁 저장고
    아이템 » 경이 » 건틀릿
    영겁 저장고

    우리는 저마다 다르지만 같은 빛에서 발산된 존재입니다. —영겁의 교단

    그대의 의지가 향한 (자기] 보호에 응석 부리는 지도자에게 주어진 의식 [자기만족)이란 (내게 잊혀진 것]은 외로움 불확실함 삶의 [고독)하게 바라보는 나의 6개의 (눈]이 뒤에서 감시하는 [태양권의 경계)가 장막처럼 가리는 그다음과 마지막 (행위]를 단호히 하여 뒤섞이는 [그대 자신들)은 알겠지 (그대들] 만이 고독하게 투쟁하는 이유는 최종적인 [목적) 의 속성은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

  • 영웅의 진혼곡
    영웅의 진혼곡

    당신들은 모두 특별합니다. 그도 마찬가지였죠. 처음에는 말입니다. 다른 이들처럼 특별했죠. 하지만 완전히 바뀌어 버렸어요. 얼마 후엔 완전히 멀어지고 말았죠. 그녀가 그의 성격에 적응하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어요. 그녀의 말이 맞다면 그 자신 역시 변한 자기 성격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구요. 사람들이 알고 있던 케이드-6는 사실 진짜 그가 아니었어요. 그의 재치와 장난기는 방어막이었죠. 칼이나 손대포처럼 훈련을 받은 무기나 다름없었어요. 그는 그녀를 선댄스라고 불렀죠. 이유는 알 수 없었어요. 아주 오래된 전설에 나...

  • II. 전쟁의 대가
    지식 » 최전선에서
    II. 전쟁의 대가

    시부 아라스가 토로바틀에 나타났을 때, 카이아틀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 모두 그랬다. 그녀는 전투와 승리를 위해 양육된 자신의 백성들이 압도적인 적에 맞서 속수무책으로 쓰러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사랑하던 도시가 불타는 모습을 지켜봤다. 카이아틀은 모든 실패로부터 배웠다. 이번에는 두 가지를 배웠다. 하나는 장군들이 전쟁 탁자 앞에서 아무리 반박을 한다고 해도, 전사들은 게임판의 말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어떤 전사들이라 해도 전쟁의 신이 자기 규칙에 따라 자기가 지배하는...

  • 몰락자의 땅에서
    몰락자의 땅에서

    ...조용해요. 이곳에 있지 않죠. 몰락자는 날 볼 수도, 알 수도 없어요. 난 그림자는 아니지만 그들 사이를 조용히 움직이죠. 한 달 전에 그들의 동굴로 들어갈 때처럼 목적을 갖고 신중하게 움직이면서 말이에요. 낮의 빛으로 몸을 가렸어요. 이곳의 숲은 척박하거든요. 여긴… 황무지예요. 찬란했던 과거의 유물을 주워 모으려 돌아다니는 수집가들만 가득하죠. 난 그들을 감시하며 정보를 얻고, 기록하고, 유물을 보존하죠.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지켜보고 있어요. 그들의 말도 모두 듣고 있어...

  • 나쁜 계획의 좋은 면
    나쁜 계획의 좋은 면

    ...즈음 방랑자에게는 호감이 갔지만, 딱 거기까지였어. 누군가를 쉽게 믿어 본 지 오래됐거든. 아직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지. 그자가 무엇을 좇고 있는지, 아니면 무언가에게 쫓기고 있는지 알 수 없었어. 이건 당신한테 오기 전의 얘기야. 지금은 부담이 적지 않은 제안을 하기 전에 조악한 계획을 다듬는 중인 거고. 아무튼. 그자와 나는 외출을 했는데, 아무도 없는 장소에 가서 보여 주더군. 그 많은 성물이며 유물, 보물, 잡동사니를 겉멋으로 모은 게 아니라는 증거를. 수상한 냄새가 풀풀 나는 이 친구는...

  • 사빈
    사빈

    ...찾고 있어 그건 가까이 있어. 난 느낄 수 있어. 내 승천자는 어떤 모습일까? 고결한 존재일까? 미개한 존재일까? 말할 수 있을까? 모르겠어. 그게 중요한지도 모르겠어. 태어난 그 날부터 찾고 있었거든. 누구든 데려갈 거야. 모래 언덕을 올라갔어. 저녁이 되니 고비 사막은 끝이 없는 것 같더군. 그런데 불탄 건물 하나가 보였어. 수십 킬로미터를 걸은 끝에 처음으로 나타난 인공 구조물이었지. 더 빨리 날아가야 할지, 아니면 침착하게 걸어가야 할지 모르겠네.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어. 죽은 자는 볼 수가 없으니까...

  • 양면의 동전에 따르는 대가
    양면의 동전에 따르는 대가

    작전은 이래. 우리의 협동 작전 말이지… 당신은 장소를 제공할 수 있어. 공간이 확보되어 있지. 안전한 장소라고 하기엔 어려울지 몰라도, 아예 황무지도 아니잖아? 내 생각으론 우리가… 아니, 당신이… 방랑자가 경기를 열게 내버려 두는 게 좋겠어. 그리고 우리가 지켜보는 거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누가 참여하고 누가 안 끼는지를. 덤으로 공격성도 확인하는 거지. 지나치게 빠져드는 사람, 섣부르게 행동하는 사람, 힘을 기르고 지식을 쌓는 일에 게으른 사람, 맘껏 날뛰는 데만...

  • 제6장 - 이끌림
    지식 » 시험과 시련
    제6장 - 이끌림

    반스 형제의 뒤쪽에 있는 환기구에서 물방울이 응결되며 느릿한 메트로놈의 거의 완벽한 4/4 박자를 이루며 떨어졌다. 그는 기다리는 동안 그 박자에 맞춰 고개를 까딱였다. 이제 곧 알현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존중받는 손님이 아니라 죄수가 된 기분을 느꼈지만, 이렇게 여왕을 알현할 기회가 흔치 않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렸다. 반스는 붉은 융단이나 그에 상응하는 각성자의 상징물이 자기 앞에 펼쳐지기를 기대했다. 그가 지금까지 모아 온 정보라면 충분히 그렇게 거창한 의식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어쩌면 대화...

  • V. 잠들지 못하는 망자
    지식 » 최전선에서
    V. 잠들지 못하는 망자

    아이코라는 마당의 자기 자리에 있는 자발라에게 다가갔다. 그는 여느 때처럼 도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령관이 되기 전부터 볼 수 있었던 모습이었다. 맹렬한 투지와 사랑, 두려움이 한데 뒤섞인 모습. 아이코라 또한 익히 잘 아는 감정의 조합이었다. 그녀는 자발라 곁에 서서 난간에 손을 얹고는 고개를 들어 여행자와 별들을 바라봤다. 붕괴 전에는, 도시의 불빛이 워낙 밝아서 별보다도 빛났다고들 하죠. 그녀는 나직이 말했다. 예상했던 대로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물론 수백 년을 살아도 다른 사...

  • 장기 계획성 사기
    장기 계획성 사기

    ... 있겠나, 방랑자? 어둠을 유혹하는 자의 눈에 황금총의 사나이를 악당으로 만들 수 있겠나? 이게 마지막이야. 그자를 두려워하게 할 수 있겠어? 만약 그렇다면… 네 갬빗의 속성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호자들이라면, 그 전설 속 인물의 후계자와 연이 이어질 거야. 그 불쾌한 이름을 이어받고, 그 불쾌한 옷을 입게 되겠지. 오명이 뒤따르는 악행도 되풀이하게 될지 몰라. 이 유혹을 통해 그들은 강해질 거야. 하지만 증오도 자라나겠지. 네 사악한 게임에서 찾은 힘에 의해서, 황금총의 사나이라는 이름에 심어 놓은 공포에 사로잡혀서....

  • II: 정복하는 영웅에 대한 두려움
    II: 정복하는 영웅에 대한 두려움

    나는 한 남자를 알았다. 그가 괴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며, 나도 오랫동안 거기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호칭에 내포된 힘을 그와 관련시키기를 거부하려 한다. 괴물. 야수. 또 다른 자. 공포는 겁을 주고, 약화시키고, 통제하려는 의도다. 괴물은 없다. 부서진 자들과 오해를 받는 자들만 있을 뿐. 그래도 공포스러운 건 물론이다. 하지만 인식할 수 있다. 정복 가능하다. 그런 힘을 지니고 있을 자격이 없다. 검은 옷을 입고 죄악의 무게에 짓눌려 일그러진 이 남자는 공공연히 희망을 무기로 들라고...

  • 3. 이름
    지식 » 거짓말쟁이
    3. 이름

    여섯 달 동안 도망다니면서, 펠윈터는 삶에 대해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 번째 교훈.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사정이나 이유는 없다. 두 번째 교훈. 무언가가 얼마나 부당해 보이느냐는 상관없다. 정당하지 않은 것을 인식한다고 해서 정당한 세상을 만들 수는 없다. 그 외에도 교훈은 있었지만, 그것들은 전술적인 것이었다. 한곳에서 두 번 쉬지 말고, 가능하면 아예 쉬지 마라. 노출이 덜한 경로가 존재한다면 절대 탁 트인 들판을 가로지르지 마라. 유성우를 주의해라. 생물인 적을 조심하되, 시간을 낭비...

  • 12. 미끼
    지식 » 거짓말쟁이
    12. 미끼

    펠윈터와 펠스프링은 수색을 대부분 단둘이서만 했다. 그 편이 쉬웠다. 세라프 벙커가 그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 나머지 둘은 모르는 편이 나았다. 아니, 모두에게 나았다. 옛 러시아에 있는 발사 기지 외곽의 벙커에서, 펠윈터는 비활성화된 옛 황금기 시설의 지도를 훑어보며, SIVA나 이와 관련된 연구 자료가 숨겨져 있을 만한 곳을 파악하려 했다. 그와 동시에, 펠스프링은 옛날 명령 기록을 복호화하여 뒤지며 SIVA의 징후를 찾았다. 이제 그들은 시계처럼 착착 손발이 맞았다. 거의 의식하지 않고도. 어이. 펠윈터가 말했...

  • 13. 실수
    지식 » 거짓말쟁이
    13. 실수

    ... 현장은 봉쇄된 상태다. 살라딘 경이 말했다. 어떤 보안 장치가 설치되어 있을지 알 방법이 없어. 그는 강철 사원의 커다란 나무 탁자 앞에 앉아, 의자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황금기 기술은 내구성이 높아. 몇 세기 전에 설치된 함정으로 걸어 들어가는 꼴일지도 모른다고. 펠윈터가 근처에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나는 황금기 시설에 침투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는 아무 문제 없었어. 우리 도시의 벽에 바른 회반죽이 채 마르지도 않았다. 살라딘이 말했다. 전쟁군주들은 몰아냈지만, 놈들은 지켜보고 있어. 지...

  • 탐색
    지식 » 별자리
    탐색

    어딘가에서 또 다른 작은 별이 소리를 질렀다. 너는 대답하려 했지만 그건 듣지 못했다. 도움이 없이는 안 됐다. 너는 돕고 싶었지만 마비된 상태였다. 네 팔다리는 짓이겨지고 심장은 너무 느리게 뛰었다. 지금처럼 약함이라는 걸 강하게 실감해 본 적은 없었다. 너는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 나는 마지막 대변자였지만 다음 사람을 찾고 있었다. 나는 작은 숙소의 발코니에, 이제 지구 최후의 안전한 도시에서 떠나려 하는 여제 에프리디트와 함께 서 있었다. 머물러 달라고 설득할 수는 없겠지. 에프리디트는 팔짱...

  • 요구법
    지식 »
    요구법

    금고 밖에서 오는 맥박이 빨라졌다. 이에 힘입어 어둠 속으로부터 이슈타르 탐사단의 목소리들이 더 접촉해 왔다. 이들의 메시지가 저 밖으로, 벡스 네트워크의 말단까지 전송되고 있었다. 이제 맥박은 제법 강해져서, 심은 네트워크를 넘어 물리적 현실까지 전해질 만큼 데이터를 증폭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물론 벡스의 투영에 이미 몇 평생 들어와 있는 프레디스에게 물리적 현실이라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프레디스는 금고의 리듬과 하나가 됐다. 그것이 잠시 약해지는 순간이 맥박과 겹치며 무전기가 작...

  • 콜

    ... 정리하자면, 그러니까 있는 그대로 말할 거긴 한데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는 기대하지 마. 당연히 중요한 부분은 다 말할 거야. 그런데 내가 진짜로 말하고 싶은 건 말이지… 나란 사람에 대한 거야. 날 이해하게 되면 내 말의 의도와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는지, 그때는 왜 그런 일을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아무튼 알아서 새겨들어 달라고. 그렇게 듣다 보면 중요한 건 다 확실히 알 수 있을 거야. 그래도 모르겠다면 내 말에 집중을 안 한 거고. 자, 그럼 시작할게… 엑소는 귀신 들렸어. 아 그래 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