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크프리트의 발이 리바이어던 깊은 곳의 금속 쇠살대에 닿았다. 뱀처럼 구불거리는 터널이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는 곳이었다. 방은 커다랗고, 텅 비어 있고, 어두웠다. 그는 투구의 시야를 야시경과 열화상으로 전환하고 화력팀을 올려다봤다.

아른거리는 엘릭스니 위장이 위쪽 갱도에서 탄소강선을 타고 내려오는 팀원 일곱 명의 모습을 왜곡하는 것이 보였다. 그는 자기 위장을 중단했다. 그의 앞에는 칼루스의 모습을 본뜬 로봇 피조물의 밑동이 있었다. 그의 키 두 배 정도 되는 높이로, 겉으로 드러난 내부 장치가 오랫동안 방치된 탓인지 삐걱대는 소리가 났다.

기갑단 군단병 네 명, 엘릭스니 융합자 두 명, 실천의 태양노래꾼이 지크프리트 뒤쪽으로 내려와 은신을 중단했다. 융합자들이 로봇과의 연결을 수립하기 시작하고, 군단병은 후방에서 경계선을 수립했다. 지크프리트는 군단병과 함께 섰다.

워록은 로봇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융합이… 형성됐다." 엘릭스니 하나가 워록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워록은 앞으로 나섰고—

"내 리바이어던에 도둑들이 기어들어 왔구나!" 로봇이 우렁찬 칼루스의 목소리로 외치며, 금속 손으로 거칠게 융합자를 쳐냈다. 그들은 옆쪽 벽에 충돌하여 의식을 잃었다. 두 번째 융합자는 벌떡 일어나 군단병 뒤로 몸을 숨겼고, 실천의 워록은 천상의 불길을 피조물의 얼굴에 연속으로 발사했다. 그에 응답하듯, 금속 주먹이 연기를 뚫고 날아들어 워록을 바닥에 처박았다.

지크프리트는 군단병을 향해 돌아서며 외쳤다. "적 접촉!"

기갑단이 납탄 소총의 포문을 열었고, 탄환이 두꺼운 금속에 부딪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사방에 울렸다. 남은 융합자는 피조물의 노출된 기계를 전기 권총으로 조준했다.

지크프리트는 앞으로 돌진하며 슬라이딩하여 로봇의 정면으로 나섰다. 그는 태양 불길을 점화하며 피조물을 어깨로 들이받아 벽으로 밀어붙였다. 그리고 몸을 굴려 반격해 오는 주먹을 피하고는 로봇의 몸통을 붙잡았고, 힘껏 몸을 비틀어 로봇의 등을 화력팀 쪽으로 향하게 했다.

태양노래꾼이 헐떡이며 되살아났다. 그들은 의식을 잃은 엘릭스니를 붙잡고 군단병 사이에 자리를 잡은 후 외쳤다. "집중 사격!"

실천의 워록은 민첩한 움직임과 함께 태양 광채로 찬란하게 타올랐다. 그 모습을 본 기갑단은 사격이 대담해지고, 융합자의 가슴에는 용기가 차올랐다. 가열된 납탄이 로봇을 꿰뚫고, 전기 권총이 목표에 적중하며 로봇의 노출된 무릎 하나가 꺾였다.

납탄 소총이 피조물의 얼굴을 찢고, 지면에 쓰러진 로봇은 미친 듯이 버둥거리며 그들을 향해 기어 왔다. 팔을 휘두를 때마다 바닥의 금속이 떨어져 나왔다.

타이탄이 손을 들고, 솟아오르는 불의 힘으로 파괴자의 망치를 소환했다. 그는 망치로 로봇의 등을 찍었고, 적이 파괴되며 녹아내린 파편이 주위로 흩어졌다.

지크프리트는 태양노래꾼을 바라보고, 다시 나머지 화력팀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적 처리 완료… 계속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