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뭐예요?"

카심은 싱긋 웃으며 옆으로 비켜서서 아이들에게 자기 참새를 보여줬다. "크링글 씨의 썰매지."

"그게 누군데요?" 루나가 외쳤다. 열한 살인 그 여자 아이는 아이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다.

"크링글 씨는…" 붕괴 이전의 전통에 관한 책을 즐겨 읽던 카심은 이렇게 대답했다. "여명이 올 때마다 도시의 착한 아이들을 찾아온단다. 너희가 모두 잠든 밤에 찾아와서 집 안에 선물을 놓아두지."

"하지만 도둑들 때문에 문을 잠그잖아요." 토마스가 말했다.

"그분은 굴뚝으로 슬금슬금 들어오거든." 카심이 말했다. 아니, '살금살금'이던가?

"굴뚝은 좁은데 어떻게 들어와요?" 막내인 마츠코가 물었다.

"어…" 카심은 머뭇거렸다. "그분은 마법을…"

"그러면 수호자군요." 루나가 말했다.

"아니, 수호자는 아니야."

아이들은 의아한 표정을 교환하고는 긴장한 듯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벽난로에 불을 피워도 들어올 수 있나요?" 토마스가 긴장한 듯 물었다.

"그분은 불에 데지 않는단다." 서서히 카심의 열정이 식어갔다. "다들 내 얘기 좀 들어 보렴. 그분은—"

"그분은 불에 면역이신 거야." 루나가 짐짓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츠코는 울음을 터뜨렸다. 토마스는 참새를 걷어찼다. "얘!" 카심이 말했다. "내 얘기 좀 들어! 그건 진짜가 아니야, 알았어? 현실에 존재하는 건 아니라고. 그냥 만들어 낸 이야기야." 그는 참새를 옮겼다. "그냥… 내가 한 얘기 다 잊어버리렴."

루나는 카심이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봤다. "걱정 마." 그녀는 마츠코에게 말했다. "샤크스 경이 크링글을 막아 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