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8

그 후로 울드렌과 피크룰은 잠시 헤어졌다.

피크룰은 유혈이 낭자하는 과업을 이어나갔다. 마치 망치가 거미의 형상을 바꾸듯이 그는 몰락자 사회를 바꿔나갔다. 한편으로는 유용한 인재들을 끌어모았다.

울드렌은 마라를 찾아 외로운 여정을 다시 떠났다. 그는 먼 과거를 추억했다. 까마귀들과 정찰을 하던 과거를. 분노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았던 젊은 해적과 정찰을 나갔던 그 기억을 떠올렸다…

어쩌면 페트라도 구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는 도적 소굴에서 페트라와 재회하게 되었다. 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거지? 마라였으면 이렇게까지 추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시궁창 중에서도 시궁창에서 범죄자와 정보를 거래하다니…

"우리 종족도 얼마 안 남았어." 울드렌이 페트라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 순간, 페트라의 수치심을 본 울드렌은 그녀에게 이미 가망이 없다는 걸 알았다. 페트라는 구할 수 없다.

그날 밤, 울드렌은 그녀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어둠 속에서 마라가 그를 찾아왔다. 울드렌의 비애를 들은 것이다. 울드렌은 놀라 고개를 들었다. 누이가 자신의 의지와 지혜를 발휘하여 그를 굽어살피고 있었다. 울드렌은 전부 괜찮아질 거란 확신이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