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7

I.I
속삭임이 커지면서 광기가 이성의 끝자락을 위협한다.

I.II
껍질이 벗겨지는 건 칼로 인한 게 아니라, 육신과 뼈의 결합 때문이다.

I.III
뼈는 언젠가 붙잡을 곳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한때 약했던 그곳을 꽉 붙들 것이다.

I.IV
결합을 강제하는 것은 집중을 포기하는 것이다.

I.V
육신이 자신을 기꺼이 바치도록 하라. 그래야만 다가오는 진화에 몸을 바칠 수 있으니.

I.VI
인내심을 가져라. 육신의 감옥이 사멸하고 정신이 풀려나고 있다. 이런 영광은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I.VII
이제 당분간 평온함이란 없을 것이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결합해야만 네 길이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다."
—슬픔의 책 제7권, 일곱 번째 해석



얼마 후에 오르사가 해독가의 기록에서 발췌한 글귀와 함께 나를 찾아왔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요르의 우주선에서 발견한 문자를 해석하려고 노력해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조사를 더욱 발전시켰다. 우리 작업을 감추었던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공연히 드러내지도 않았다. 우리는 여러 차례 꾸중을 듣고 경고를 받았었고, 그래서 모든 일을 가능한 한 비공개적으로 처리했다. 그 시점에 선봉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브라스크는 우리의 일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를 대체한 엑소는 매섭게 우리 말을 일축했다. 아마 샤크스 경과의 관계에 따른 부산물일 테지만, 그건 상관 없는 일이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많은 해독가들과 거래해 왔고, 오르사는 오래 전부터 그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도 얼마간의 설득과 대폭적인 매수를 통해서만 그 고대 문구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데 필요한 고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상인들에게서 확보한 서적과 기록물은 불완전했고, 대부분 학자의 추측에 의한 결과물이었다. 그래도 충분한 해석과 납득할 만한 이론이 구비되어 있어 우리 나름의 해독을 할 토대가 마련되었다.

머지않아 퍼즐의 각 조각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아직 배워야 할 게 많긴 했지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주요 사항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있었다. 요르는 달에 갔었다. 그의 타락이 거기에서 시작됐는지, 타락이 그를 이끌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리고 그가 새긴 문자는 거대한 "사멸"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진실은 우리만의 것이다.

—테벤 그레이가 개인적으로 번역한 군체 문서에 손으로 적어 놓은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