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4

"네가 무슨 위험한 짓을 하든 정말 상관하지 않아." 마라의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게 우리 약속이었으니까, 우리 귀여운 노란 별-"

"엄마!" 마라가 소리를 빽 질렀다.

"우리 버려진 밀폐제 튜브, 우리 작고 귀여운 페인트 조각-"

오사나는 마라를 우주선 근처에 떠 다니는 얼어붙은 소변 방울과 같이 작고 하찮은 물건 이름으로 부르는 걸 좋아했다. 마라가 보기에 오사나는 수 세기에 걸친 극도로 부끄러운 엄마 만들기 프로젝트의 결정체라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아주 직설적이기도 했다. "마라, 네가 어렸을 때에도 넌 자길 어른처럼 대해 주길 원했어. 그래서 그렇게 해 줬지. 하지만 내가 한 말 기억하지? 네가 내 딸이 되고 싶지 않다면 나도 엄마처럼 널 돌봐 줄 수 없다고 말이야. 엄마라면 그렇듯이 널 최우선으로 여기지 못할 거란 말이지. 난 늘 네 친구가 될 테지만, 나 또한 나만의 삶을 살아야 하게 되는 거야."

"그렇다고 함장한테 일러바칠 필요는 없었잖아요!"

둘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리 함장의 사관실로 가는 계단을 내려갔다. 마라는 한 발짝 앞서가 자신이 선두에 서려고 노력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오사나는 매번 그녀와 속도를 맞췄다. "보고하는 게 당연하지." 오사나가 말했다. "넌 종교를 만들었잖아, 마라. 내가 함장한테 뭐라도 말하지 않으면 품행단에서 이 일을 문제 삼았을 거야. 그걸 원하는 거니?"

"난 아무 것도 안 했어요. 그저 사람들이 내 캡처를 좋아해 줬고 선물이나 남는 부품이나 팁 등을 줬는데, 울드윈이 끼어든 거죠. 걔가 어떤지 아시잖-"

"그만!" 오사나는 몸을 돌려 마라를 마주 봤다. "부끄럽지도 않니, 마라. 그 애가 네 말이라면 뭐든 할 거라는 걸 잘 알잖니. 그 애가 너와 같이, 그런-" 오사나는 입술을 살짝 비틀며 말을 이었다. "제왕의 모략을 세울 능력이 없다는 걸 알잖아. 네가 우주선에 산다는 사실을 그 애가 떠벌리고 다닐 거라는 걸 알고 그렇게 하도록 둔 거잖아. 사람을 다루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건 좋지만 그 힘을 이용한 걸 부정하는 건 옳지 않아, 마라."

마라는 몇 걸음만 더 걸으면 신랄하게 반박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시간이 없었다. 리 함장의 사관실로 통하는 해치가 활짝 열렸다. 마라는 이 장소가 끔찍이도 싫었다. 이곳은 마라의 인생에서 성스러운 존재인 앨리스 리 함장이 자신의 의지를 형상화한 장교들과 교류하는 곳이었다. 언젠가 앨리스 리처럼 되길 바라던 마라는 반란을 일으키려는 공주가 경쟁자의 진영을 염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리 함장은 둘에게 차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마라는 복잡하고 의미 있는 차 의식임이 분명한 학살을 그녀가 어떻게 할 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리는 뜨거운 녹차가 찰랑거리는 매우 낡은 여행자 이전 시대 도자기 잔을 건넸다. 그러더니 자신의 컵에는 생물학 실험 층에 있는 소 같은 생물에서 나온 젖을 섞었다.

"역겹지?" 그녀는 충격에 빠진 마라를 보며 미소 지었다. "내가 몽골에 있을 때 차에 뭘 넣는지 봤어야 하는데. 네 동료이자 어머니는 너와 다른 선원들 간의 관계에 대해 걱정하는 게 있다던데?"

"사랑하는 우리 마라는-" 오사나가 입을 열었다. "-아주 우연하게도- 하급 신과 같은 명성을 얻었지요. 마라가 우주선 밖에서 가져온 캡처는 아주 인기 있는 물물 교환 대상입니다. 팬아트를 그리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팁을 주는 사람도 있더군요."

"EVA 중에 캡처를 했다고? 가끔은 장비도 없이?" 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랬어요. 그건 정말 굉장한 느낌이에요." 마라는 활짝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마라, 넌 아우투르게야. 자원자라고. 네게 그만두라고 명령할 순 없지만, 네 행동을 따라 하는 자가 나올 수 있어. 너 말고 다른 사람도 네 그… 예술 프로젝트에 동참시키고 있니?"

"아니요." 마라가 답했다. "저 혼자 하고 있어요.""

"그건 아니지!" 리가 큰 소리로 말했다. "이기적인 답변이구나. 넌 지금 우리 선원들의 상징이 되었다. 신과 같은 존재인 거지. 네가 죽으면 그들은 중요한 무언 가를 잃게 되는 거야. 이 고독과 공허 속에서 찾아낸 인간성 같은 걸 말이지. 그렇게 되면 지금 우릴 에워싸고 있는 이 적대적인 무의 세계를 깨닫게 하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되는 거지. 네가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릴 땐 그런 상징성도 함께 위험에 빠트리는 거다. 넌 이 임무의 행동 관련 보호책의 일부야, 마라."

마라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난 그저 캡처를 한 것 뿐이에요. 누군가의… 마스코트가 되고 싶다고 한 적은 없다고요."

"넌 스스로 비밀 지식의 전달자처럼 행동했어." 리 함장이 반박했다. "그걸 보고 사람들은 상상력을 발휘한 거고. 이 우주선 함장이 하는 말을 제발 들어주기 바란다. 사람들이 널 두고 꾸며 내거나 만들어 낸 게 무엇이든 네가 그걸 허락했는지와 상관없이 그건 일종의 의무가 되는 거야. 그들 눈에 비친 마라가 그들 마음에 든다면 바로 그 마라가 되어야 하는 의무가 생기는 거지." 그녀는 오사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들은 괜찮은 건가요? 다른 지하 전사들보다 훨씬 자주 의료실을 찾더군요."

리 함장이 그 싸움에 대해 알고 있다는 건 마라에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오사나가 말했다. "제 아들은 사서 고생을 하려고 부단히도 애쓰고 있지요.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리는 두 사람을 차분히 바라봤다. "내가 늘 살피는 자는… 호기심이 많은 자입니다. 모두가 냉동 상태일 때 홀로 남아 오랜 시간 고독감을 견딜 수 있는 그런 자 말이죠. 모두가 잠들었을 때 깨어있을 자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