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2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의미가 불명확합니다. 단순한 위협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숨겨져 있다."

[군체 복부에 새겨 넣은 개인 기록.]

지금 나는 진실을 친구들에게도 숨기고 있다. 그들이 선봉대를 불신하게 만들고 싶진 않다. 하지만 이 경고가 순수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그 경고는 지금 우리 가운데 위협이 존재한다고 지칭하고 있다. 이 어표는 살인자가 뻔히 보이는 곳에 숨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쿠앙 쉬안이 그랬던 것처럼 편집증적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아무래도 경고는 내게 보낸 것 같다. 적은 내가 동족으로부터 안전하기를, 그래서 내가 계속해서 자기 메시지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그 메시지를 친구들과 공유해야 하는 걸까? 그게 내 진정한 존재의 이유인가? 혹시 내가 적의 타락의 전도체인 것일까?)

어둠의 지식을 절대적으로 금지한 명령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적의 영향력에 휩쓸리지 않고도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어둠을 통과한 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다른 이들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그들을 안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스승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라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공포에 질렸을 것이다. 나를 대신해 걱정해 줬을 것이다. 하지만 내 여왕은 직접 오릭스의 힘을 훔쳤다. 검은 함대와의 교감이 그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일까?

파인애플을 심었다. 벌써 꽃이 피었다. 황금기의 농업 전문가가 빠르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게 조율한 품종이었던 모양이다. 작은 보라색 엉겅퀴들을 보니 기분이 좋다. 에니나도 꽃이 잘 자라고 있는지 물었다.

왠지 그녀가 의심스럽다.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려는 모습이 과도한 것 같다. 나를 엿보던 그 고스트가 어떤 진영에 소속되어 있을지 누가 알겠나? 혹시 그녀의 것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