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2

"방랑자를 처음부터 표적으로 삼은 건 아니었어.

"사실, 내 시야에 들어온 것도 내가 사냥감이라고 부르는 이들과 행동을 같이하기 시작했을 때였지.

"그 전까지 방랑자의 존재는 소문에 불과했어. 항성계 너머를 여행하는 기이한 빛의 운반자. 오직 하나의 의미에서만 '수호자'로 정의될 수 있는 외톨이 나그네. 그는 고스트가 있었어. 빛의 손길이 닿았다고. 하지만 방랑자는 자신만의 동기로 움직이지. 어떤 이는 이기적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는데, 나도 동의해. 자신의 재능을 인류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것, 헌신과 의무 같은 것은 그의 방식이 아니거든. 도시 따위 어떻게 되든 말든, 여행자도, 빛도 어떻게 되든 말든, 알 바 아니지.

"그런 인간이 탑까지 와서 자선 행위를 시작하니… 더 흥미롭잖아?

"그자를 놓친 건 여행자가 침묵했을 때였어. 그 역시 연결이 끊어져 돌아온 것일지도 모르지. 만약 그렇대도 본인 입으로 시인하진 않겠지만 말이야. 어쨌든 방랑자는 이곳에 있어. 반기는 이 하나 없어도, 세 치 혀로 남들을 설득시키면서. 불안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군.

"분명히 해 두자면, 한때는 그 자를 위협으로 분류했어. 그동안 밟아 온 여정에 대한 벌로 그자를 끝장낼 날을 기다리고 있었지. 하지만 요즘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거든. 가울에게 배운 교훈이지. 도를 넘은 자들을 벌한다는 계획은 여전하지만, 어떤 종류의… 위험에는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

"방랑자가 주최하는 그 기묘한 게임, 갬빗도 그 중 하나일지 몰라.

"목적이 수단에 휩쓸려 변질되지 않게 하려면 주의 깊게 주시해야겠지만, 새로 온 '친구'는 우리에게 필요한 촉매제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하면…

"훌륭한 미끼가 되겠지."

—이탈자의 방랑자 논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