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3

오래 전에 나랑 내기한 게 있는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 내가 도울 능력이 된다면 도움을 주기로 말이야. 그래서 그렇게 했지.

그래, 그렇게 도와주면 전리품을 얻거나 선의의 보답을 얻곤 하지. 보답 쪽이 훨씬 좋긴 해. 아무튼 그래도 누굴 도와주지 않고 보물을 강탈하거나 재산을 은닉한 적은 결코 없어.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르더라고. 상관은 없지만. 별로 잘난 척하고 싶진 않거든.

그래 내가 선봉대 일원으로서의 삶을 원한 적이 없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 가치를 몰라서 그런 건 아니야. 그저 그 가치는 나 말고 다른 사람들한테 더 잘 어울리는 것 뿐이지. 게다가 내가 하는 걸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거든. 젠장, 사실 하려는 사람도 드물 거야. 그러니까 내 말은… 이봐 지금 내 얘길 하는 거잖아.

내가 갔던 곳이나 목격했던 사건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긴 했지. 시로, 안달, 대원들과 난 제아무리 최강 타이탄이라도 꿈도 못 꿨을 온갖 모험을 하고 다녔어.

우리가 지나간 자리엔 잿더미만 남았고 야금야금 빼돌리거나 슬쩍 훔치거나 사기를 치거나 그냥 훔치거나 줍거나 발견하거나 약탈한 물건도 많았지. 우리만 그랬던 건 아니야. 하지만 도시 밖 세상은 우리 덕에 배 좀 불렸지.

그래 물론 남들은 잘 모를 테지만 난 지금 그걸 고치려 하고 있어.

자발라는 좋아하지 않을 거야. 좋아했던 적이 없었지. 아이코라는 다른 방향으로 날 설득하려고 할 거고. 언제나처럼. 하지만 우리 빛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잖아… 얼마나 순식간에 사라지는지도. 그걸 쓸 수 있는 동안 빨리 써야 해…

좋은 일을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서. 원래 우리 것이었던 걸 되찾기 위해서.

사실 거기에 첫 번째로 돈을 걸었어… 올 인으로. 첫째 날. 난 나한테 돈을 걸었어.

난 암흑기의 어두운 면을 직접 봤지. 당신도 들어본 적은 있을 거야. 못 들어봤으면 검색해 봐. 엄청 무서운 얘기야. 진짜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해주는 얘기지. 난 도시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봤어. 몰락하는 모습도 봤지. 그리고 다시 예전보다 강하게 일어선 모습도 봤지.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다 본 거야. 난 이 "최고"의 순간이 오래도록 지속돼서 더욱 발전해 나가고 "최악"의 순간은 옛 이야기에나 나오는 게 되도록 계속 싸울 거야.

그래… 난 입이 거친 떠버리지만 칼이랑 총을 좀 다룰 줄 알지. 뭘 좀 찾거나, 싸워야 하거나, 죽여야 하거나, 구해야 하거나, 은밀하게 숨겨야 하는 일이 있을 때 나보다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조금은 있을 수 있어. 하지만 결국엔…

나밖에 잘 할 사람이 없지. 내가 전에도 좀 날렸거든.

난 내 자신한테 배웠다고 하는 게 좋아. "지금 나 이전의 나"라는 존재가 남긴 일지가 지금의 무대를 꾸며줬다는 설정 말이야. 그 암흑기 시절에 케이드-5가 생각하기로 6는 영 글러먹어서 7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렇게 전생의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버전의 그, 아니 나에 대한 안내서를 쓴 거야.

그래서 누구와 내기를 하든 돈이 걸리는 순간이 바로 콜을 외칠 시점인 거지. 내가 가진 패가 에이스든 퀸이든 상관없이 말이야.

난 질 수가 없단 소리야.

더 나은 사람은 항상 이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