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0

항목 104

오늘은 끔찍했어요.

여유가 좀 생겨서 유키는 엑소의 새로운 기능을 시험해 보겠다고 했죠. 이게 애초에 그 엑소가 존재하는 의의였으니까요. 니오베 프로젝트. 총기에 일종의 즉석 위상 변환을 일으켜 우리 무기의 위력을 대폭 증가시키려고 했던 헬가의 위대한 실험. 쉽게 말하면 걷고 말하는 대장간이에요.

오래전에 그건 그냥 아이디어에 불과했죠. 그런데 이제 현실에 되었어요. 그 엑소가 자기 능력을 발견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음, 가슴 뛰는 일이었어요. 단 몇 분이라도 공포가 아닌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좋았죠. 사실 우리에게 남은 건 그 몇 분 정도밖에 없었어요.

우리는 서툴렀죠. 엑소가 능력을 시험하는 동안, 우리는 기습 공격을 받았어요... 누군지도 모를 상대에게요.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는 건 분명해요. 그들에겐... 능력이 있었어요. 우린 없었고요. 한 명을 죽였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그자의 빨간색 드론에 불이 켜지더니, 그가 다시 일어났어요.

우린 계속 총을 쐈죠. 그들도 걸어다니는 무기고를 만날 줄은 몰랐던 것 같아요. 달아나더군요.

하지만 우리 중 몇 명이 죽고 유키도 부상을 당했어요.

유키는 자꾸 자기가 짐이 된다고 말해요. 하지만 유키가 없으면 난 어쩔 줄을 모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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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105

우리는 공격자와 거리를 최대한 벌리려고 밤새 이동했어요.
엑소가 유키를 업고 걸었죠. 유키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요.

유키는 자기를 두고 가라고 하더군요.

제게 남은 건 이 가족뿐이에요. 절대 그런 짓은 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