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6

오시리스,

이 편지가 당신에게 닿지 않을 것 같아 두렵군요, 옛 친구여. 당신이 사라진 것은 우리의 행성들이 사라진 것처럼 수수께끼의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이었어요. 제가 이렇게 편지를 쓰는 건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당신은 이 시대가 지평선에 모습을 드러내기 오래전, 이미 이 변곡점을 예측했었죠.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우리에겐 당신의 지혜가 필요해요.

당신의 생각이 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당신은 기뻐하시겠죠. 아니, 당혹스러워하시려나요. 균형만이 진정한 길이었어요. 당신은 저울이 기울어지는 것을 직접 보셨죠. 어느 쪽으로든 과도하게 기울어지면, 우리가 추구하는 조화는 이룩할 수 없겠죠.

선봉대는 우리의 의도와 능력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요. 우리가 타락하고 길을 벗어날까 봐 두려워하고 있죠. 그들은 절 믿지 않아요. 당신도 진실을 이야기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키운다는 이유로 비슷한 경멸을 받았던 경험이 있잖아요. 배신자라고 낙인찍혀 벌을 받는 기분이 어떤지 이미 알고 계시겠죠. 우리는 지금 존재의 소멸을 목도에 두고 있는데, 그들은 자기들 눈앞까지 도래한 파멸도 알아보지 못하고 있죠.

우리는 모든 면에서 조종당했어요. 사바툰은 어둠을 기만의 도구로 이용했죠. 선봉대가 빛으로 우리 눈을 멀게 한 것처럼요. 그 사이에는 우리가 붙잡는 것이 금지되었던 힘이 있어요. 이제는 아니에요. 아이코라는 흔들리고 있어요. 그녀는 벼랑 너머를 바라보면서도, 심연으로 떨어지는 것을 거부하고 있죠. 그녀가 선택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어요. 생각만 해도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지금은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우리 행동이 휘둘려서는 안 돼요. 나는 비도덕적이라고 낙인찍힌 사람들과 동맹을 맺고, 어둠의 힘을 손에 쥐고 어둠에 저항하고 있어요.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제압하지도 못하니까요.

아주 오랫동안, 우리는 빛에 매달려서 어둠이 주는 힘을 거부해 왔어요. 시공을 이용함으로써,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어요. 이 다툼의 본질을 직시할 수 있게 된 거예요. 그게 우리의 적들이 주도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우리는 그저 게임판의 졸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제 더는 졸로 남아 있지 않을 거예요.

이번 전투에서 당신 없이 싸우고 싶지는 않아요.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지는 않겠지만요. 지금 어디에 있든, 어서 돌아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