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6

불화의 속삭임

"잘 들어라, 오 노래의 자매여, 오 절망의 노래꾼이여, 오 죽음의 인도자여!
"네 노래는 아직 불리지 아니하였다.
"네 사명은 몰수되었다.
"너는 폭력인가? 아니면 죽음인가?
"공포의 어머니들, 동류의 둘이지만 하나와 같지는 않다.
"하나는 약속이다.
"다른 하나는 확신이다.
"하지만 약속은 실현되지 않고 가장 순수한 의도를 지닌 이들조차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그렇다면 왜 확신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인가?"

언니가 처음으로 육신을 베기 직전, 아자바스의 귓가에 첫 번째 속삭임이 들려왔다. 고통이 방을 가득 채우던 순간에도 그 나직한 말이 그녀의 마음에 메아리쳤다.

"네 언니는 교활하고 순수하게 신성을 모독하려 한다.
"검의 논리를 망가진 것이라 생각하는 그녀의 시선은 명료하고 진솔하다.
"하지만 네가 새기는 길은 어리석기만 하구나.
"넌 약자의 파멸을, 텅 빈 왕좌를 차지하려는 겁쟁이들의 소멸을 추구한다.
"그러나 너희 중에는 왕자가 없다.
"왕도 없다.
"여왕도 없다.
"그리하여 넌 너를 바치고, 그 용감한 희생으로 살육을 분만하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 아자바스여, 고아가 된 무리의 그녀, 부서진 합창단의 그녀는 어떻게 되겠는가?
"네 껍질이 폭력으로 인해 구금되면 오직 그뿐일 것이다.
"넌 자신에게 약속을 했다.
"죽음이 그 뒤를 따를 것이다.
"하지만 그건 너와 불쌍하고 길 잃은 말칸스가 표출하려 하는 분노의 여파에 따르는 부수적인 결과에 불과하다.
"그리고 아이야, 네 오빠가 줄 수 있는 건 오직 그 분노뿐이다.
"넌 그게 정당한 것이라 생각하겠지.
"틀린 건 아니다.
"불쌍하고 어리석은 아크라줄. 그는 자신의 실패가 초래한 결과를 보며 얼마나 오랫동안 비통하게 울부짖었던가?
"이제는 그가 분노를 충족시키고 육신과 영혼이 온전해진 모습을 보려고 넌 네 것인 육체와 영혼, 그보다 더 중요한 것까지 포기하려 하는구나…
"네 소중한 재능.
"네 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