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6

[선봉대 네트워크 암호화 라우터 보고 사항.]

또 하나의 수사학적인 행위. 적은 자신을 자연의 순환에 포함된 일부라고 합니다. 먹잇감을 뒤쫓는 늑대처럼, 본성을 따르고 있을 뿐이라고. 그걸 어떻게 증오할 수 있습니까?

[칼로 군체 가죽에 적어 놓은 개인 기록.]

지긋지긋한 수호자들이 있다. 진정한 상실을 경험해 보지 못한 자들. 그들은 여행자에게 궁극적인 동기가 있고, 어둠이 자연스러운 힘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회색을 숭배한다. 그들에게 옳고 그름 사이의 선은 비단처럼 가늘어 쉽게 잘라버릴 수 있다.

바보들. 악은 실존한다. 회색의 세계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름을 붙이고 싸워야 한다. 그냥 내버려 두면 모든 것을 빼앗길 테니까. 악의 존재를 용인하고 부인하는 자들이 악의 가장 큰 동맹이다. 악의 이유를 도덕적 정당성에서 찾으려 하는 자들이 악이 선호하는 졸개이다.

하지만 피라미드는 내게 도전했다. 빛이 어둠을 파괴하지 않을까? 어둠이 빛을 파괴하려 하는 것처럼? 지구의 겨울이나 태양의 흑점처럼, 자연스럽고 피할 수 없는 변화를 우리는 왜 "악"이라 지칭하는 걸까?

개중에는 저항해야 하는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계절을 견뎌내지 못하고 죽고 말 것이다. 더는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나는 적의 철학을 사용해서 적에 대한 저항을 정당화하고 있군. 멋진 함정인데.

겨울은 악은 아니지만, 악을 초래한다. 결핍과 고통을 통해 우리를 악한 선택으로 이끈다. 하지만 겨울은 자연적 상황의 결과이다. 설령 마음이 있다고 해도 끝없는 여름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나 본질적으로 우리를 해칠 것이다. 그렇다고 악한 것일까?

그리고 우리가 얼음으로 은신처와 무기를 만든다면, 우리가 악이 될까?

겨울에 생존하려면 겨울에 맞는 기술이 필요하다. 어둠 속에서 생존하려면… 선과 악의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도덕적 무관심 속으로 붕괴하지 않을 무언가가 필요하다.

아니면 우리 모두 결국 드레젠이 될 것이다.